"자유를 찾았어. 모든 희망을 버리는 게 자유야."

- 영화 <파이트 클럽> 중








[맨체스터 바이 더 씨]   CGV 인천 
뭐라고 해야 할지,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된다. 어떤 식으로든 극찬을 하고 싶은데 표현이 모자를까봐 주저하게 되는 거다. 당연히 영국 배경의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미국에도 맨체스터라는 도시가 있더라. 바다를 끼고 있는 조용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지는 영화다. 
잔잔하지만 마음에 와닿는 파장은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인생이 망가질만큼 큰 상처, 그래도 삶은 계속되고, 치유될 것 같지 않은 상처에도 어느새 
새살이 돋아남을,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완벽한 형태로 전달하는 명작! 아카데미는 이번에 케이시 애플렉에게 남우주연상을 줘야 한다.







[그레이트 월]   CGV 용산 IMAX 
화이트 워싱에 자성의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어도 그 기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닥터 스트레인지>의 에이션트 원(틸다 스윈튼)이 그랬고, 곧 개봉할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 소령(스칼렛 요한슨)이 그렇고, 여기 만리장성 위에 우뚝 선 맷 데이먼은 그 선봉장 격이다. 내 알 바는 아니라고 하기엔 친일미화가 
공공연한 사회에 살고 있는 일원으로서 너무 방관적이다 싶으면서도, 자본의 논리는 그레이트 월처럼 높고 단단한 거라는 합리화에 기대보기도 한다. 
영화 자체는 스케일에 압도된 채로 매우 재미있게 봤다. <붂은 수수밭> 때문인지 여전히 장예모 감독은 서정에 능한 거장으로 각인되어 있는데, 
그의 서사는 매번 과도할 정도로 화려함에 집착하는 듯 하다. 눈요기는 확실하단 얘기다.







[더 큐어]   CGV 인천 
캐리비안 시리즈 이후로 만드는 영화마다 족족 말아먹고 있는 고어 버번스키 감독의 야심작이었는데, 또 망했다. 그런데 나는 매우 만족스러웠으니 됐다. 
특히 좋았던 점은 미스테리의 정체성을 뚝심 있게 끌고 가면서 간접적으로 서스펜스를 유발하는 거 였는데, 그로 인한 구도, 색감, 의상, 소도구 등 
전반적인 미장센과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음악, 주제와 배경에 어울리는 로케이션 등이 조화를 이뤄 한껏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문득 장어가 먹고 싶네.







[재심]   롯데시네마 부평역사 
영화의 모델이 된 재심 전문 변호사는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알게됐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도 그때 들었는데 그게 영화화 된 거고, 영화를 보니 
예전에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에도 소개 됐었더라. 알고 보니 시중엔 관련 서적이 출간되어 있었고, 인터넷엔 많은 기사와 인터뷰들이 있었다. 
미디어는 그렇게 상호작용하고 있고, 콘텐츠는 각기 다른 시기와 채널로 사람들에게 도달되고 있다. 그럼 그중 영화라는 매체의 비중과 역할은 얼마나 될까? 
적어도 나에게 이 사건은 영화가 가장 통했다. 영화는 감성적 행위이고, 이 영화의 주된 감성도구는 정우와 강하늘의 연기였다.







[그래, 가족]   롯데시네마 부평 
극장 안에 사람 1, 공기 99. 이런 류의 영화가 꾸준히 기획, 제작되는 이유는 
나같은 사람이 아직 존재하는 것에 대한 봉사차원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공간감이다. 영화는 뻔한 내용이었고, 딱 예상한 만큼의 장르적 온기를 전달한다.




날짜

2017. 2. 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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