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따듯했던 마흔살 생일의 훈풍과
언론만 역대급이었던 태풍이 교차한 주.
[너의 결혼식] CGV 신촌아트레온
청춘물의 오글거리는 클리셰는 몽땅 갖다 썼지만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오히려 자연스럽고 귀여웠는데, 이는 능청스러운 연출과 사랑스러운 캐릭터들 덕,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예쁜 청춘물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램에서 비롯된 관대함 때문이겠다. 영화는 <나의 소녀시대>와 <스물>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나를 차버린 스파이] CGV 용산아이파크몰
코믹 액션이라 몸보단 입으로 푸는 비중이 크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스케일도 있고 액션도 난이도 있었다. 무엇보다 동유럽을 휩쓸고 다니는 로케이션이
근사하게 촬영되어 간접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최근 뭉뜬, 꽃할배에 이어 연타석으로 이미지 테러를 당한 덕에 올 휴가는 동유럽으로 가기로 했다. ㅋㅋ
번역이 아주 맛깔나게 잘 돼서 <인피니티 워>는 또 한 번 의문의 패배를...
[휘트니] CGV 여의도
고 휘트니 휴스턴이 살아온 삶의 명과 암을 잘 조명한 수작. 온전하게 그녀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입장이다보니 보는 내내 마음이 답답하고 불편했는데,
극장 안도 그런 공기였던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에 울려퍼지는 'I have nothing'은 단순한 명곡이 아닌 질곡의 인생 끝에 던지는 유언처럼 들려서 멍해졌고,
자막이 다 올라가고 극장에 불이 켜지기까지 자리를 일어나는 관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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