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여행에서 힘든일정이 딱 두번있다고 했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
미리 모아브지역으로 이동을 해왔기때문에 새벽기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얼마나 고된 하루가 될지 긴장감 가득한 상태로 일어났다.
호텔조식으로 가볍게 배도 채운후 우리가 출발한곳은
모아브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아치스 캐년.
아치스 캐년에 도착해서 가장 처음 도착한곳은
파크 에비뉴 트레일이라는 짧은 구간의 트래킹 코스인데
생각보다 반응이 별로인 렌드스케이프 아치를 빼고 대신 이곳을
산책하는것으로 대체한다고 하여 산책겸 걷는코스라고...
산책시작!
걸으면서 보게된 이 아슬아슬한 돌.
내년이면 떨어져서 못보게 될지 모른다는 멘트를
가이드님이 매년 똑같이 20년째 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도 역시 대자연의 조각 전시장들...
산책길이라곤 해도 오프로드같은 푹푹 파인 지형에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는 구간이라, 은근히 숨이 차던곳.
20분정도 산책하면서 경치를 구경하는 곳인데 엄니는
은근히 성격이 급하신지 아니면 수술한 무릎에 대한
강박이 있으신지 너무 빨리만 걸으려고 하셔서 천천히
가시자고 호흡을 조절해 드렸다.
이 바위가 바벨탑이라고 불리는 바위인데.
여기까지가 파크 에비뉴 트레일이 끝나는곳.
수직으로 치솟아 있는 바위들의 높이는 100m 가량.
하지만 그폭은 10m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모습이 뉴욕의 고층건물들이 서있는 Park Avenue 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약간 숨가뿐 산책을 마치고 난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다음장소.
델리게이트 아치를 보러 가는길인데...
가이드님이 이 코스를 보기전에 몇번이나 강조하는 말이 있었으니...
이거 못본다고 어떻게 되는것도 아니니 중간에 힘드시면 포기하시라고
그리고 도착해서도 절대 사진에 욕심내시면 안된다. 였다.
왠지 굉장히 힘든 코스가 될것만 같은 느낌에 가슴이 콩닥콩닥.
델리케이트 아치를 보기 위해선 무려 1시간 이상의 등산을 해야만
모습을 볼수있으며 힘들지만 성취감마저 느낄수 있다고 하는곳.
저~ 멀리 보이는 바위의 끝까지 가면 1/3지점 정도?
출발하면서는 그래도 평지라 사진도 찍고 그랬던거 같다.
여기까지 와서 뒤를 돌아보면 아주 까마득히 보이는 출발점.
이제부터 시작되는 험난한 길.
오르막이 시작되고 몇걸음 지난후, 나는 직감했다.
엄니는 힘들겠다. 그리고 나도 장담못하겠군...
엄니는 굉장히 힘들어하셨고, 힘들다고 느끼셨는지
나를 먼저 가라고 올려보내셨다. 힘드시면 포기하시라고
말씀드리고 먼저 올라갔다.
날씨도 너무나도 더워 두배는 힘들었던 고행길.
1/2지점에 놓여있던 오래된 고목은
이곳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다.
아무리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가이드님도 함께 올랐는데, 5분만 더 가면 된다고 한게
벌써 여섯번은 된거같다. 더 짜증남. 솔직하게 말해주시지.
그래도 중간중간 신기한 바위들은 놓치지 않고 찍었던걸 보니
아예 정신이 나갔던가, 버틸만 했던가 둘중 하나였을듯.
정말로 끝일것만 같던 골목길.
굉장히 위험한 곳. 거의 막바지이긴 해서
다리까지 후들거리기에...
그러나 골목을 지나보면 역시 목적지는 아닌지라
다시 한번 실망을 하게 되는데...
실망하며 힘들어하고 이제 포기하고 싶을때즈음 모습을 보여주는 델리케이트 아치.
정말로 아주 진한 성취감이 느껴질정도로 깊은곳에 숨겨져 있다. 이 야속한 녀석.
다리도 후들거리고 경사도 진곳인데 제대로 된 사진을 얻기위해선 정면까지 걸어가야만 하는곳.
끝까지 야속함.
그래서 찍은 델리케이트 아치의 웅장한 모습.
사진상으론 웅장함이 그닥 느껴지지 않는데 델리케이트 아치 밑에
사람과 비교해보면 그 크기가 얼마나 큰지 알수있다.
그리고 벽에 기댄채, 아이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려다가
손에서 미끄러져서 아이폰이 데구르르 경사진곳으로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
앞에 있던 외국인 관광객 두명이 도움을 주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세번째 외국인이
결국 잡아줘서 건내주는데 정말 너무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연신 인사를 했다.
까딱했음 베니스 2탄을 찍을뻔.
그리고 경사진곳이라 이동시 벽에 밀착한채 움직여야 하는곳이라
이동중 우연히 찍힌 사진인데 너무 역동적으로 나와서 델리케이트도
비슷한 방식으로 한번 찍어보기로...
하지만 생각보다 역동적이지가 않다.
역시 우연이 만든 작품은 따라하기가 쉽지않다는걸 깨달음.
델리케이트 아치를 찍고 돌아가려는데 엄니가 도착하셔서
멀찍이서 감상을 하고 계셨다. 엄니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여겼었는데
어떻게 해내신건지 지금 생각해도 엄니가 대단하시다고 생각중.
엄니도 그날밤 자신의 다리를 보며, 대견하다고 쓰다듬고 계셨다.
나조차도 다시 가라고 하면 절대 못할 그런곳. 내가 한시간 이상을
등산했다고 하면 지인들은 쉽사리 믿지 못할정도로 편한여행을
선호하는지라, 이곳의 감동은 몇곱절이상.
그리고 내려오는길도 올라온길 그대로 되돌아 가면된다.
올라올때 계속 오르막이어서 내려가는길은 당연히 내리막
그래서 비교적 쉬웠다.
힘들었던 과정을 보상받으며 내려오는 꿀맛같은 휴식구간.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나게 된 또다른 고목.
그곳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셔서 찍은 사진.
해냈다는 자신감에 왠지 기분이 좋아보이신다.
그동안 살아온 인생을 곱씹어보는듯한
두 꼬마아이들의 뒷모습도 찍어줌.
그리고 주차장으로 내려와서 이제 힘든일정은 모두 끝이났다며
자축하고 있었다. 점심으로 준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원샷하며.
그런데 점심을 먹은후, 버스의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아침에 포기했던 지역인 랜드스케이프 아치를 보러가자는 여론이 형성된것.
특히 젊은부부가 유독 여론형성의 중심에 있었다.
그곳을 위해 이 여행을 온거다. 얼마나 안좋은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겠다.
등등의 주장을 펼치며 가이드에게 항의를 하고 있더라. 뭐 가면 가는건데...
너무 오버하면서 항의를 하길래 눈살이 조금 찌뿌러졌다.
그래서 결국 가게되었다.
이곳도 한시간정도의 트랙킹이 필요한 곳.
이곳도 역시 거대 암석들이 압도적으로 펼쳐진 곳.
사진으로 표현이 안됨. 직접 봐야되는곳.
20년 이상의 경력의 가이드님이 비추하는곳.
근데 안왔으면 후회할만큼 멋진 풍경들이 펼쳐지던 곳.
힘들긴했지만, 안왔으면 후회할뻔 했다고 생각중...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랜드스케이프 아치.
가이드님이 비추했던 이유는 바로 이 랜드스케이프 아치가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때문.
확실히 사진빨은 잘 안받는 곳이긴 한데
앙상하게 남은 암석이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있는것이
신기하긴 했다.
이곳은 주변 풍경이 더 아름다웠던 곳으로 기억될듯.
랜드스케이프 아치도 이정도면 훌륭한 편이기도 해서...
역시 그냥 건너 뛰었다면 후회했을것같다.
시작지점에 있는 이곳은
암석사이에 끼어버린 연출을 하며 사진을 찍던 포토존.
올라올땐 수많은 인파가 사진을 찍고 있어서 돌아오는 길에 찍었다.
이곳까지도 훌륭하게 완수하신 엄니에게도 박수를!!
그러나 오늘의 일정은 끝나지 않았다.
바로 도착한곳은 윈도우즈 트레일이라고 불리우는 코스.
드디어 엄니는 이곳은 건너 뛰겠다고 선언을 하시고 버스에서
휴식을 취하셨던곳.
5분정도만 걸으면 되었을 정도로 짧은 코스였다.
반면, 가장 인상적인 암벽들이 존재하던곳이었다.
엄니도 직접 보셨어야 되는데!!!
사우스 윈도우 (South Window)
터렛아치 (Turret Arch)
사우스 윈도우(South Window) 와 노스 윈도우 (North Window)
압도적인 위용으로 보는순간 감탄을 자아내게 했던 터렛아치.
사진 찍는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그 크기를 짐작할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랍게 본곳은 바로 이 터렛아치.
마치 손가락으로 OK 사인을 보내고 있는듯한 모양.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던곳은
사우스 윈도우 (South Window)
그래도 내취향은 여기!!
노력에 비해 손쉽게 가장 멋진 풍경을 볼수 있던곳.
그래서 엄니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신것이 더욱 아쉬운곳.
여지껏 본 모든것들이 통틀어서 아치스 캐년 국립공원에서 볼수있는 것들.
아치스 캐년 국립공원 (Arches National Park)
유타주의 상징이자 유타주 최고의 국립공원으로 꼽히는 아치스 캐년은
원형 아치들이 곳곳에 즐비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아치스 캐년의 하이라이트인 델리케이트 아치는 유타주의 모든 자동차
번호판에 새겨질 정도로 유타주를 대표하는 명물이다.
델리케이트 아치 외에 랜드스케이프, 윈도우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그랜드 서클의 핵심 국립공원이다.
아치스 캐년은 필수로 둘러봐야 할 코스.
오늘은 힘든 일정이라고 누누히 얘기했듯... 일정이 끝이나질 않았다.
아치스 캐년에서 데드호스 포인트라는 곳으로 30분간 이동!
붉은 사암계곡들 사이로 흐르는 짙은 청녹색의 콜로라도 강,
그리고 그위로 보이는 캐년랜드의 아일랜드 인더 스카이.
데드호스 포인트에서 볼수 있게 되는 숨막히는 장관들이다.
이지역의 야생마들을 모아놓고 그중 건강한 말들을 골라내서 팔고
나머지는 풀어주던 곳으로 쓰였던 곳인데, 한번은 카우보이들이 떠난후
남겨진 말들이 갖힌채 목말라 죽어서 데드호스 포인트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고 한단다.
이곳은 또한 델마와 루이스의 마지막 장면.
차를 타고 추락하는 장면이 촬영된 곳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캐년 랜드 (Canyon Land)
아치스 캐년과 함께 유타주를 대표하는 캐년 랜드는 그랜드 캐년이 형성된
진원지이자 수많은 캐년이 시작된 최초의 땅이다. 최초의 땅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랜드 캐년과 브라이스 캐년 등 여러 캐년들 각각의 모습이 총망라
되어있어 모든 캐년의 모습을 한번에 느낄수 있다.
수백마리의 말들이 죽음을 맞이한 슬픈 사연이 있는 데드 호스 포인트에서
캐년 랜드와 콜로라도 강의 협곡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곳이 형성된 자연현상을 자세하게 그림과 함께
설명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말고도 각
여행지마다 세워져 있음.
데드 호스 포인트는 그리 큰 공원은 아니지만,
전체를 돌아보는 트랙킹 코스도 준비되어 있고,
자전거로 포장도로를 돌아볼수도 있다고 한다.
자유여행으로 왔으면 한번 시도해 볼법도...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곳.
아치스 캐년에 들르게 된다면,
이곳도 역시 빼놓으면 안되는 필수 여행지.
조금만 각도를 틀어 보면 또다른 풍경을 감상할수 있고,
다른 풍경이 펼쳐지면 또 다른 자연현상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이런 풍경도 볼수있다.
하지만, 역시나 이 데드 호스 포인트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곳!!!
압도적인 풍경 때문에 이곳에서 처음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다.
아니 찍을수밖에 없었다고 보는게 더 어울리는 표현.
이곳을 마지막으로 우리일행은 데드 호스 포인트에서 그린리버로
1시간 가량을 이동하여 숙소에 도착하게 된다.
숙소에 도착 짐을 풀지도 않고 바로 현지식 뷔페 식당으로 이동하여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
호텔에서 길하나만 건너면 닿을수 있는 거리에
현지식 식당이 있었다.
힘든 일정탓에 나트륨 덩어리인 현지식 뷔페 마저도
너무나도 맛있게 느껴졌다. 똑같은 접시 하나 더 먹은뒤
숙소로 돌아와 정신없이 쓰러져 잤던것같다.
지금 생각해도 다시는 못오를 델리케이트 아치.
여행 소개 페이지에는 없었지만 내게 큰 감동을 주었던 터렛아치.
그리고 데드호스 포인트에서 보던 그 압도적인 풍광.
서부여행 정말 잘왔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드는 하루였다.
내생애 가장 힘든 여행인건 확실한데 기분이 어쩜 이리 좋지?
미국서부 여행기 DAY 6 에서 계속됩니다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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