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한파에 차가워진 머리가 내린 결론.
제자리로!
[빅쇼트] CGV 용산
끝내준다. 고발다큐인 것처럼 사실적이면서 섬뜩할 정도로 날이 서있다. 전세계적 금융재앙을 가져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전말을 파헤진 영화.
이미 벌어진 사실에 대한 기록이자, 곧 불어닥칠 한국의 부동산 버블붕괴에 대한 묵시록 같다.
명품배우들이 극의 흐름을 단단히 잡고, 어려운 경제학적 관념과 주식용어는 카메오를 등장시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영화의 재미도 재미지만, 이 영화가 전달하는 느낌과 메세지가 너무 마음에 든다. 강자를 동정하지 않는 것.
비극의 역사조차 성숙한 사회의 밑거름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엉망이 되어버린 지금, 정의를 믿을 바엔 다같이 망하길 빌겠다.
[스티브 잡스] CGV 용산
패스밴더의 싱크로율을 우려하던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입을 다물리라. 실제 스티브 잡스가 어땠는진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패스밴더는 잡스 그 자체였다.
아론소킨 특유의 어마어마한 대사량을 감당하기 위해선 빙의가 선택아닌 필수였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의 모든 캐릭터는 실제 같았다.
3번의 런칭행사 직전을 리얼타임으로 구성한 극의 형식이 신선했고, 잡스의 업적엔 별 관심 없어 보이는 쿨함이 마음에 들었다.
인간자체를 들여다보는 것이 쿨한 건진 모르겠지만.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메가박스 코엑스
노부부의 주말 3일간 해프닝을 그린 영화.
신혼부터 40년을 살아온 아파트를 내놓고 엘레베이터 있는 새 아파트를 찾는 소소한 내용인데, 속이 꽉찬 빵을 먹는 것처럼 영화 가득 풍미가 넘친다.
이 소동의 결말은 썩 내키지 않지만, 사건을 대처하는 둘만의 방식은 흐믓함과 행복감을 선사한다. 부부로 사는 것에 대해 멋진 상상을 심어주는 영화. 그러나..
[오빠생각] 롯데시네마 부평역사
전쟁, 어린이, 합창단. 예상되는 착함이 오롯이 전달된다. 이레(아역배우)를 보고 있으면 그냥 마냥 흐믓해지는 사심도 한몫한다.
합창씬이나 배경음악으로 울려퍼지는 동요들이 참 아름다운데, 클라이막스의 '오빠생각' 합창은 너무 힘을 준 느낌. 불후의 명곡 버전 같달까?
어쨌든 힐링된다. 다르게 보면 비극엔 다소 소홀한 것.
[구스범스] 메가박스 코엑스
'퍼시잭슨'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 상상의 괴물들이 생각보다 징그러워서 애들에겐 공포물일 수 있겠다.
정극을 하는 잭블랙은 정극을 하고 있어서 웃기다. 캐릭터 하난 확실한 형. 이번주 무한도전과 쿵푸팬더에서 또 만날 예정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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