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기회의 약이자 상실의 독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메가박스 신촌
감독이나 배우나 제작진이나, 적당히 타협하지 말고 갈데까지 한번 가보자고 작정하고 만든 것 같다.
안그래도 오늘이 올겨울 가장 추운 날인데 이 영화로 체감하는 3시간의 극한에 비할바 못된다. '형, 그만 죽어'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디카프리오의 미친 연기가 드라마틱함을 견인하는 한 축이었다면, <버드맨>의 마술적인 롱테이크를 자연으로 옮겨간듯 극사실로 담아낸 자연경관은 이 영화의 서사를 완성한다.
올해 아카데미 최다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영화. 이냐리투 감독의 2년 연속수상 가능성도 화제지만, 레오형님 이번에야말로 원 풀길...
[유스] 메가박스 코엑스
노년의 삶을 비추며 '젊음(youth)'에 대한 질문을 한다. 염두한 대구인지 모르겠지만, 사용(use)해야 한다는 것 같다.
모든 대사가 주옥같지만 "우리에게 감정은 전부"라고 말하는 하비 케이틀의 일갈이 마음에 박힌다.
강요하지 않고 끊임없이 사색하게 만드는 방식이 좋았고, 연극, 음악, 미술, 문학 등 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총망라한 영상의 표현방식이 좋았다.
나이가 들면서 미래보단 과거를 동경하고 있는 내자신을 가끔 발견하는데, 아직 젊은 나의 허세만 보더라도 늙는다는 것이 단지 나이와 신체의 문제만은 아닌 듯 하다.
강추. 혼자 본다면 더더욱. (극중 조수미가 부르는 '심플송'은 주옥같다)
[그날의 분위기] 메가박스 신촌
사회적 세태로써 원나잇이 여전히 일회성 이벤트의 성격이 강하다면 문화적 소재로써는 연속성에 무게를 더 싣는 모양새다.
기차 옆자리에 문채원이 앉을 리 없고, 설사 앉더라도 말 한마디라도 건넬 수 있겠냐만, 아무리 허구를 설정하더라도 영화는 늘 현실을 지향한다.
극적인 하룻밤까진 모르겠지만, 그날의 분위기가 관계의 관건임은 확실하고, 그 이후는 영화나 현실이나 똑같이 선택의 문제니까.
이 영화의 선택은 개인적으로 꽤나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뻔하지만 귀여운 영화.
[프랑스 영화처럼] 롯데시네마 부평
4개의 단편이 담긴 옴니버스 영화인데,
한 감독임에도 하나의 주제로 관통하긴 좀 애매하다. 네번째 단편의 제목이 <프랑스 영화처럼>인데 프랑스 영화같은게 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어쨌든 느낌이 나쁘지 않은게 한번쯤 확인하고 싶었던 신연식 감독의 스타일과 깊이가 문학을 지향하는 것 같기 때문.
곧 개봉할 이준익 감독의 <동주> 각본을 이양반이 썼으니, 좀 더 알 수 있겠다.
아참. 이 영화 세번째 단편 주인공이 스티븐연이다. 프랑스 영화 보다가 워킹데드를 떠올리는 애매함이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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