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많아 딴 생각할 겨를이 없다.
딴 생각할 꺼리가 없어 일만 했다.
[하늘을 걷는 남자] CGV 용산 IMAX
이 영화의 예고편을 봤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하나였다. "IMAX."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지금 아주 짧은 평을 하자면 이렇다. "IMAX 만세."
사실 이 남자의 사연은 그닥 궁금하지 않았다. 어서 그 장면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짜임새 있는 구성이 풍미를 더했다.
프랑스식 코스요리를 먹듯, 메인을 위해 식감을 살려나간달까?
그렇게 만난 세계무역센터 외줄타기씬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꿈을 향한 도전이라는 드라마상의 클라이막스여서도 그렇고,
IMAX 3D라는 기술의 최고 정점을 마주한 순간이라 그랬다.
기술의 저멕키스는 괜한 말이 아니다. 조토끼는 외줄 타고 관객은 똥줄 탄다.
[맨 프롬 엉클] 메가박스 코엑스
그래도 가이 리치 감독인데, <슈퍼맨>의 헨리 카빌인데,
<엑스마키나> 이후 훅 떠오르는 알리시아 비칸데르인데...
이렇게 화제가 안될 수 있나!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CIA와 KGB가 손잡고 임무를 수행한다는 설정의 스파이물이다.
스파이물이 점점 더 첨단을 향해가는 와중에 이 영화는 고전으로 역행하며 특유의 컨셉을 선보인다.
감각적인 화면, 빠른 전개, 과도한 음악, B급 유머... 그냥 <셜록 홈즈>군. ㅋㅋ 난 이 감독, 맘에 든다!
[그놈이다] 롯데시네마 부평
여동생을 잃은 오빠가 심증에 찬 범인을 쫓는다. 나올수 있는 장르는 스릴러 아니면 액션 정도.
영화의 재미는 추적극이 얼마나 더 쫄깃했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범작이 한계였을 법 한데,
이 영화 뜬금없이 스릴러에 오컬트를 섞었다. 장르교배는 B급을 지향할 때 승률이 높은 편인데,
이 요상한 심령스릴러는 정극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묘수로 작용한다.
신인감독의 총기인가 패기인가. 다음 작품을 눈여겨 봐야겠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롯데시네마 부평
계절에 어울리는 따듯하고 훈훈한 영화.
제목만 봐도, 감성을 저격하고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극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엿보인다.
그래야만 할 의무가 일정부분 있지만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는 특히나 더 '드라마틱'에 집착한다.
그게 한류 같은 트렌드로 먹히니 굳이 나무랄 건 없지만,
<인턴> 같은 담백한 영화를 보면 또 못내 아쉬운 거다. 상투적이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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