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한 해를 되돌아 보기엔 어수선한 연말.
불 꺼진 극장에 앉아있는 시간만큼은 평온하다.
[쥬만지: 넥스트 레벨] CGV 인천 IMAX
전개 빠르고 볼거리 많은 건 좋은데 안일한게 문제. 기존 캐릭터에 대한 애착도 단단하지 않은 상황에서 뉴페이스를 투입시키니 일단 어수선하고, 가족이나 우정, 다양성 등에 대한 착한 시도들은 너무 인위적이고 언발란스해서 오히려 영화의 맥을 끊는다. 게임 캐릭터의 역할을 바꾼 설정은 안일함의 극치. 스테이지는 하나 더 클리어했지만 시리즈는 다음 레벨로 도약하지 못한 것 같구려. 네뷸라에겐 멀쩡한 얼굴로 매력발산할 좋은 기회.
[백두산] CGV 판교 IMAX
영화 초반부터 터트려서 바로 몰입시키는 전략은 좋았는데, 중간이 좀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지만 재난의 긴박함보다는 버디무비의 알콩달콩한 잔재미에 도취된 느낌. 세련된 CG와 현실감 있는 배경, 화려한 볼거리 등 한국영화의 역대급 재난구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없다. 클리셰도 좋지만 이정도 볼륨이면 특색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백두산이 모르도르의 화염산처럼 묘사된 씬은 인상적이었다.
[시동] 메가박스 신촌
캐릭터 구축 잘됐고 대사 찰지고 시나리오 연비 좋은 영화. 만화가 원작이라 과장된 장면과 연출이 많은데, 영화의 토대는 의외로 현실감 있어서 과함이 오히려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측면이 있다. 귀엽다 귀엽다 했더니 대놓고 귀여운 마동석과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점점 더 잘하는 박정민의 깐죽거리는 케미가 재미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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