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가고 맑게 개인 날을 마주하는 것처럼
모호한 것들이 선명해지며 기분 좋은 설렘을 준다.
[터널] CGV 용산 IMAX
하정우에게 주어진 건 매우 한정적인 공간이지만 영화의 그릇은 재난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모두 감싼다.
다큐라 여겨질 정도의 몰입감은 개인의 절박함과 시스템의 허술함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되고,
놓치지 않은 상업영화로서의 재미는 하정우란 배우 특유의 여유와 유머에서 채워진다.
끝내 터지는 선량한 이의 절규는 이렇게 또한번 가슴을 후빈다. 여러모로 균형감 있는 영리한 재난 영화.
[국가대표2] 메가박스 코엑스
1편을 굉장히 재밌게 봤음에도 희안하게 2편이 기대되지 않던 이유는 아이스 하키라는 낯선 종목 때문이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기대이상의 재미를 선사하는데, 그게 또 아이스 하키 때문이라니, 역시나 속단은 금물이다.
이 영화는 드라마에 충실한 전반부와 경기장면으로 채워진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에 죽쓰고 후반에 역전승한 케이스.
실감나는 경기장면 연출만으로도 충분히 재밌다.
[비거 스플래쉬] CGV 상암
관계는 욕망에서 비롯되고, 욕망을 제어하는 정도에 따라 관계의 이름과 수명이 결정된다.
누군 친구로, 누군 남으로, 누군 도구로, 또 누군 친구로 남기 위해 친구로. 그렇게 관계엔 나름의 질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은 언제든 무질서로 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다. 이 영화는 네 남여 사이에서 욕망의 고삐를 풀어 놓고
그 관계와 입장이 어떻게 바뀌는지 관찰한 영화다.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불안함이 아우라처럼 느껴지는, 매우 맘에 드는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 CGV 인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는 점점 '필수적'이 되어 간다. 그의 영화엔 늘 부재가 있고, 일상 속에서 부재를 받아들이는 평범함이 있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또 중년의 자기자신으로서 잃어버린 것을 사색하며 희망하는 이 영화의 청량함이 좋다.
원하던 어른이 되어 있지 못하더라도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고 전하는 따듯한 위로가 좋다. 강추! 그나저나 태풍 한번 와야 된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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