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남이섬 같은데를 가고 싶은 날씨다.
이럴 때 일수록 영화를 많이 봐야 한다.



[헤일, 시저!]   CGV 인천 
이걸 계속 해 말어? 이게 아니라면 훨씬 편하고 윤택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헐리웃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코엔형제의 자전적인 고민에 대해 그들이 쌓아올린 영화적 품위을 다하여 고백하고 해소한 고전극이다. 
길을 잃는 것이 영화뿐이더냐.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것을 믿는 것은 삶의 무수한 갈림길 속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모든 것을 후회하지 않게 할 이유다. 
언젠가는 반드시 유효할 그 이유를 위해  이 멋들어진 해탈은 참고할만 한 가치가 있다. 매우! 







[아노말리사]   CGV 인천 
기억을 통해 사랑의 속성을 절묘하게 통찰한 영화 <이터널 선샤인>. 카우프만 하면 연상되는 것이 바로 각본을 쓴 저 작품이요, 감독이자 친구인 미셸 공드리다. 
정점을 갱신하는 느낌은 아니지만 어쨌든 공드리는 꾸준히 필모를 쌓아 간 반면 카우프만의 행보는 뜸한 구석이 있었는데, 뜬금없이 애니메이션으로 찾아왔다. 
찰흙으로 빚은, 인간보다 인간다운 인형으로. 권태를 표현한 기발한 방식이 인상적이었지만, 사랑과 관계에 대한 통찰은 편협했거나 일부러 편협하게 보였거나 
어쨌든 온전히 공감할 순 없었다.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면, 지금의 내가 편협했던 거라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CGV 인천 
감성 넘치는 제목 만큼이나 따듯하고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 
어린시절 말로 상처를 입힌 후 스스로 말을 봉인한 소녀가 친구를 통해 또 노래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해나가는 성장담이다. 
소통과 표현의 수단은 점점 더 다양해지지만 결국 진심을 전하는 것은 말, 그리고 진실을 왜곡 시키는 것도 말이다. 그래서 결국 안전한 말들로 유지되는 관계 속에, 
마음껏 얘기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건 감사할 일이다. 예쁜 그림, 순수한 감성, 무엇보다 음악들이 너무 좋았던 영화.







[하이-라이즈]   CGV 인천 
층에 따라 계급이 구분되는 최첨단 고급 아파트. 그 속에서 벌어지는 계층간의 갈등과 파행은, 수직이나 수평이냐가 다를 뿐 <설국열차>에서 이미 보았던 구도. 
나올 수 있는 철학적 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법 한데 이 영화, 추상적이어도 너무 추상적이다. 알쏭달쏭한 화면들은 언뜻 간지나지만 친절함이 아쉽다. 







[미스컨덕트]   CGV 용산 
욕망과 이유가 명확한 캐릭터들을 범퍼카에 태우고 난전으로 충돌시킨 느낌. 불꽃이 튀길줄 알았는데 군불을 피우고 있는 모양이라 온도차가 존재한다. 
안소니 홉킨스와 알파치노의 투샷이 가장 큰 기대감이었으니 그걸로 됐고, 이제는 말도 하는 이병헌과 알파치노의 투샷은 국위선양감이었다.







[대배우]   CGV 용산 
재밌는 요소가 많다. 그간 오달수가 구축해온 캐릭터를 종합적으로 활용한 점에서 그렇고, 연극이나 영화판의 디테일을 잘 살린 점이 그렇다. 
문제는 공감인데, 영화의 전반부를 이루는 '열정'의 귀감이 잘못되었다. 도가 지나친 편법을 통해 대배우가 된 자나 그와 같은 방식으로 대배우가 되고자 하는 자, 
연극배우의 지향점이 영화 캐스팅인 점 등, 이 영화는 현실이 아니라 로망일 필요가 있었다.





날짜

2016. 4. 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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