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MCU 11년을 정리한 완벽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CGV 판교 IMAX
영화를 '유난히' 좋아하는 입장에서 베스트 원을 꼽아보라는 질문은 늘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한 열 개 정도를 나열하라고 하면 어느정도 취향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영화들을 수평적으로 비교하는게 내키지 않을 뿐더러 영화마다 여러가지 컨디션이 반영된 감상을 서열화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다시 누가 내게 최고의 영화를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이 영화를 꼽겠다. 이는 비단 영화 한 편이 위대해서가 아니라 페이즈 1, 2, 3로 이어지던 21편의 어셈블에 대한, 11년간 열광했던 어떤 역사에 대한 추모다. 가히 이 세상 최고의 영화에 다른 어떤 헌사보다 3000만큼 사랑한다는 진심으로.
[노무현과 바보들] CGV 인천
어느덧 서거 10주기다. 기념하는 영화들을 빠짐없이 봐왔는데, 이번 다큐의 프레임은 노사모 회원들의 인터뷰로 구성되었다. 무에서 유를 만든, 살면서 그렇게 자발적인 열정을 가졌던 시기가 없었음을 회고하며 끝내 지켜주지 못한 회한으로 마무리되는 형식이다. 반가웠고, 감동적이었고 울컥했다. 그리고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안함이 왜 추모하는 자들의 몫일까? 미안한 짓을 한 사람이 부끄러워하고 지탄받는 것이 마땅히 상식적인데, 자책이 최선이 되는 경향은 안타까운 일이다. 서거 후 10년, 시민들은 또 한 번 기적을 이뤄냈지만, 나쁜 놈들은 여전히 안전하다. 차가 나오면 봉하마을을 한번 다녀와야겠다.
[미성년] CGV 인천
김윤석도 사기캐릭이 될 작정인가. 이 영화가 연출 데뷔작인데,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다. 더 당황스러운 건 마초성향의 배우가 만든 대단히 사려깊은 '여성영화'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한 남자의 외도에 연관된 4명의 여자들의 각기 다른 심리와 선택을 매우 세심하게 담아낸 부분이 백미인데, 배우 출신의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이유일 수밖에 없을만큼 영화 속에서 각각의 캐릭터들이 고유의 빛을 발하고 있다. 감정이든 상황에 대한 대처든 어쩔 줄 몰라하는 어른들에 비해 어떻게든 의미를 만들고 행동해 나가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미성년'이라는 제목의 의미마저 의도된 것이 아닌가 싶게 만들던, 사기꾼의 걸출한 데뷔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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