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낭만과 여운을 삽시간에 침식해나간다.
꿈같던 현실을 상기시키는 시차적응의 몽롱함.
[보헤미안 랩소디]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바로 얼마전 <스타 이즈 본>과 함께 비수기에 날아든 또 하나의 비수.
둘 다 음악영화인데, 몇년 새 가장 좋았던 영화가 <라라랜드>였던 것까지 치면 통계적으로 내가 그런 취향이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는 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고, 퀸을 알던 모르던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퀸을 마음 속에 새겨넣게 만드는 영화다. 이 영화의 굉장함은 드라마의 힘이 아니라 드라마를 퍼포먼스로 터트리는 부분에 있다. 영화 전반에 깔린 주옥 같은 명곡들이 잽이라면, 라이브 실황을 재현한 마지막 20분은 어퍼컷에 전율 그 자체! 용산 아이맥스의 거대한 화면이 주는 현장감도 좋았지만, 오히려 메가박스 MX관으로 다시 보고 싶은, '소리'가 살아있는 영화. 퀸이 그렇게 다시 부활했다.
[할로윈] 롯데시네마 부평역사
얼마만에 할로윈이냐. 그것도 시리즈를 계승하는 정통 속편으로. 다만 난 이 시리즈의 맥락이나 영화사적 의미를 모른다. 그냥 비디오 시절 공포영화를 보면 야한 장면이 꼭 하나씩은 있어서 설렜던 추억만 있을뿐. 영화를 보는 재미에 맥락과 의미도 포함된 지금에 와서 다시 만난 이 영화는, 아주 재밌는 상징이 있었다. 과거 공포영화에서 선정의 도구로서 또는 의미없는 희생자로서 소비되던 여성 캐릭터가 제대로 연대하여 통쾌하게 역습을 한 케이스.
[창궐] CGV 구로
<부산행>이 흥행하니 좀비가 쉬워 보이더냐.
우리나라에 은근 좀비 매니아들이 많은 것 같지만 원래 우리나라 영화로 크리처물은 망한다. <괴물>이나 <부산행>이 대단한 건 그래서. 괴물의 영광을 업고 사극의 옷을 입은 <물괴>는 그야말로 "꽥"했고, 좀비를 시대극으로 가져온 이 영화는 약간의 볼거리를 제공할뿐 조금도 나아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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