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게 욕심도 많아서 문제.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이라네.
[국가부도의 날] CGV 영등포 STARIUM
IMF 당시의 시대상황을 밀도있게 그려낸 영화. 같은 환경 속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각자의 드라마를 쌓아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암울하고 거대했던 팩트의 무게 때문에 영화보다는 다큐처럼 다가오는 작품이다. 부패 위에 쌓은 성이 붕괴될 때 쇄신하지 못한 결과가 현재의 아우성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강한 시의성과 설득력을 갖는다. 지독히도 천한 자본주의의 나라에 살고 있다는 자괴감에 끝맛이 씁쓸하다. 그와 별개로 좋은 배우들의 명연기는 더할 나위 없었다. 뱅상 카셀을 우리 영화에서 보는 신선함도.
[후드] 메가박스 코엑스
아크로바틱 활 액션의 향연. 볼거리는 풍성하지만 내용이 빈약하다. 재미 없는 건 아닌데, 딱히 쓸 말은 없는 팝콘 무비.
[거미줄에 걸린 소녀] 메가박스 신촌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본 지가 까마득하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스웨던 버전 3편까지 영화가 나온 상태에서 1편을 헐리웃에서 다시 만든게 저 밀레니엄이다. 이번 영화는 원작 4부에 속하는데, 스웨덴 시리즈의 계보가 아니라 헐리웃쪽 라인업이라 먼가 스텝이 좀 꼬인 셈. 이번엔 데이빗 핀처 대신 <맨 인 더 다크> 감독이 연출했는데, 2, 3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리스베트가 훨씬 강해진 느낌이고 첩보물의 색도 짙어진 것 같다. 정적이고 서늘한게 북유럽의 감성이 맞나 싶지만 차별화는 될 법한 매력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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