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노력으로 되지 않아 매번 곤란한 법인데,
법에는 감정이 없다. 그래서 오히려 심플해졌다.
[블랙머니] 메가박스 코엑스
시국이 시국인지라 자연스럽게 선명해진 것이 있다면 매국노들의 표식이다. 해방 이후 정리되지 못한 쓰레기들이 오랫동안 시대의 주류로 남아 끊임없이 나라를 팔아먹던 케이스 중에 하나를 영화화한 작품. 이번에도 정지영 감독은 현대사의 단편을 소재로 삼았는데, 대중성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한 점이 전과 다르다. 화법도 좀 가벼워진 느낌인데, 메세지 전달엔 이게 더 효과적이었다고 본다. 중요한 건 과거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현재의 표식을 읽어내는 것이어야 하니까.
[신의 한 수: 귀수편] CGV 인천 IMAX
타짜 시리즈와 비슷한 포맷의 바둑액션영화. 다른 점이 있다면 <타짜>가 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신의 한 수>는 복수가 기본 줄기라는 점.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타짜>가 점점 더 산으로 가는 것과 달리 이 스핀오프는 바둑, 사연, 액션 등을 한 수 한 수 잘 짚어 나가고 있다. 다만 소재 자체의 현실성이나 임팩트가 강하지 않아 기대수준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다. 오락영화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재밌는 영화.
[닥터 슬립] CGV 인천
<샤이닝>의 정식 속편. 원작의 명성에 비하면 화제성면에서 이렇게 조용할 수가 없는데, 현실과 달리 영화 속에서 전작의 포석들은 팬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영화 중반까지는 히어로물과 심령물이 따로 섞여있는 느낌이었는데 '오버룩' 호텔로 향하는 시퀀스부터 오버랩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하나가 된다. 장소가 괴물이 되고 정서가 약물이 되는, 여기 그집 맞다. 추억의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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