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의 화기로움, 이젠 잘 모르겠다.
홀로 보낼 긴 연휴가 설레일 뿐이니, 큰일이다...
[밀정] CGV 판교 IMAX
근래 시대극 영화, 특히 일제강점기 배경이 부쩍 많다. 빈번함은 시대의 지표일 텐데, 이토록 명백한 문화의 맥락은 못본 체 하는 경향이 있다.
빅데이터다 뭐다 하면서 시덥잖은 것들의 통계나 의미 찾기는 잘도 하면서 말이다. ‘밀정’은 일제강점기 영화지만 화법이 좀 달라서 신선하다.
선악의 대결보다 개인의 마음에 초점을 둔 영화, 그래서 화려한 액션보단 인물의 클로즈업이 많다. 어느 편에 서야 할지 선택을 강요 받던 시대에,
끝내 흔들리지 않은 마음들에 대한 경외감이 오랜 여운으로 남는다.
[고산자, 대동여지도] CGV 인천
매체가 영화인지라 이야기를 추진시킬 힘이 필요했던 것에 대해 다소 억지와 과장이 있긴 하지만,
기록이 거의 없다는 김정호의 삶에 서사를 부여한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사계절 팔도의 경관을 보여주는 초반 20분은, 시나리오가 힘겹게 쌓아가는 메시지의 진정성을 가뿐히 초월할 만큼, 그저 아름답다.
[거울나라의 앨리스] 롯데시네마 부평역사
전작 그대로의 초호화 캐스팅에 이미 잘 만들어진 캐릭터, 기본적으로 흥미로운 소재. 여러모로 판이 잘 깔린 속편이다.
전작이 보여준 이상함과 알록달록함은 여전했고, 어드벤처물로써 그 여정이나 흡입력도 좋았다. 문제는 개연성.
모험의 계기가 모자장수인데, 모자장수가 뒷짐지고 있으니 앨리스가 아무리 고군분투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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