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할 것을 정확히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시간을 하루만 되돌릴 수 있다면, 
우리는 그때 우리가 해야할 것에 최선을 다 했을텐데...








[겨울왕국 2]   CGV 인천 IMAX 
공주를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이미지로 각인시킨 디즈니가 자기부정을 하며 쟈스민(알라딘)까지 왔다가 백마 탄 엘사로 정점을 찍는다. 가히 디즈니가 작업하던 주체적 여성서사의 완성형. 1편은 노래가 인상적이었는데, 2편은 전반적인 스토리가 빛난다. 완벽한 완결을 훼손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대담하게 집어삼킨 <토이스토리 4>처럼, 겨울왕국도 꼭 했어야할 이야기를 완벽하게 해냈다. 디즈니의 황홀한 겨울 선물.







[아이리시맨]   메가박스 코엑스 
3시간 30분. 아마도 올해 가장 긴 영화. 극장들이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를 보이콧해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는데, 지난번 <로마>를 극장에서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이번만큼은 관람주권을 극장에 넘기고 주말에 먼걸음 했다. 감독과 배우로만 치면 최고령 어벤져스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만큼의 관록을 보는 것 자체가 또하나의 관전포인트요 긴 시간을 움켜쥐는 동력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단단한 서사에 인생무상을 느끼게 하는 여운까지, 묵직하고 견고하다.







[삽질]   CGV 왕십리 
내가 살던 시대에 경험한 쓰레기 대통령들 중 가장 악질. 다큐로 소환되는 것도 벌써 세번째인데, 언론탄압, 비자금에 이어 이번엔 4대강이다. 한반도 대운하를 꿈꾸던 희대의 사기. 그 결과와 그 사기에 부역하던 지식인들의 현재를 쫒는 것이 다큐의 구성인데, 어쩌면 하나같이들 꽁무니만 내빼는지. 다양한 비겁함을 관전하는 건 영화의 재미지만, 흐르지 않는 물처럼 나라에 고여있는 쓰레기들이 치워지지 않는 현실은 참담함을 느끼게 한다.


날짜

2019. 12. 13. 16:14

최근 게시글

최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