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축제지만 매해 나의 축제이기도 했던 아카데미.

올해는 대한민국 모두가 주인공인 역사적인 축제였다.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할리퀸에 대한 단상. 능력은 없지만 조커는 있는 날라리. 망사스타킹에 야구 방망이를 든 알록달록한 또라이. 기어이 꿰찬 단독시리즈의 미션은 기존의 이미지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조커도 능력도 없는 상황에서 여전히 개성과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가? 이 부분은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다만 태생적인 액션의 한계, 혹시라도 먼저 때리면 죽을까봐 기다려주는 악당들의 자비라던가, 그리 끈끈해 보이지 않은 연대감으로 비장한 척하는 주변 캐릭터들의 소비, 레벨을 맞추기 위해 어정쩡해진 악당의 포지션 등이 조금, 그냥 조금 유치했다.












[클로젯]   CGV 용산아이파크몰 
미스테리 스릴러물로 알고 봤지만 실상은 호러물. 무방비로 있다가 깜짝 놀랬네. 사연 있는 귀신은 익숙하지만 이정도로 단단히 화난 귀신은 간만이다. 그 귀신이 김시아라면 일면 수긍이 가는 면도. <미쓰백>에서 학대받고, <우리집>에서 방치되고, <백두산>에서 버림 받은 귀요미. ㅜㅠ 공포영화들의 클리셰로 어디서 봄직한 장면들이 많지만 이음새가 나쁘지 않고 긴장감을 잃지 않으며 옷장 속 세계에 대한 묘사가 흥미로웠다.












[페인 앤 글로리]   CGV 인천 
감독 자신의 지나온 삶에 대한 회고록. 그 속엔 욕망과 성취, 좌절과 환희, 특별한 순간과 무력의 순간이 있었지만 상처와 영광을 머금고 생은 계속 앞으로 나아감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 특히 마지막 시퀀스, 미래가 과거와 만나는 영화적인 연출은 감탄스럽다. 일흔이 넘은 나이, 창작의 한계에 부딪혔을지 모를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통해 고백하고, 본인 자신을 통해 다시 부활했다.


날짜

2020. 2. 21. 18:47

최근 게시글

최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