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라 그런가 자동차 번호판이 주는 묘한 느낌이 있다.

온전히 나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숫자를 가진 느낌.








[악인전]   CGV 인천 
경찰과 조폭이 손잡고 살인범을 잡는다는 플롯. 어디선가 본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만약 기획 단계부터 이런 아리송함을 틈새시장으로 공략했던 거라면 대범한 전략이었다고 본다. 마동석을 조폭으로 캐스팅한 건 역할의 적절함도 있지만, 이 도전을 위해 필요했던 보험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영화는 세 축을 적당한 균형으로 잘 배합해서 익숙한 듯 색다른, 그리고 볼만 한 범죄 액션물을 탄생시켰다.







[서스페리아]   CGV 인천 
루카 구아다니노. 어느샌가 필모가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감독이 되었다. 특히나 이번 영화는 장르적인 면에서 더 기대가 컸는데, 과연 범상치가 않은 것이, 마녀를 소재로 다룬 영화를 보고 마녀에게 홀린 느낌이다. 기괴하면서 매혹적인 것이 요르고스 란티모스나 길예르모 델토로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멘탈을 좀 더 소진하게 한달까. 특히나 후반부를 장식하는 피의 군무 시퀀스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미묘하고 세세한 감정들을 이미지로 전환하는 기술이 이 감독의 장기인데, 이 영화는 장르 자체를 이미지로 승화시킨 또 다른 형태의 예술이 아닐까 싶다.







[배심원들]   CGV 인천 
우리나라 첫 국민참여재판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으레 법정영화의 미덕이라 할 수 있는 사연의 기구함이나 재판의 첨예함, 드라마틱한 반전 등은 약하지만 이 소재를 선택한 이유였을 소재 자체의 선한 의지가 큰 울림을 준다. 법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존재한다는 극중 대사가 인상적이었는데, 어쩌면 최초의 의도는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처벌의 수단이요, 그 대상은 상대적인 것이 법이 쌓아온 속성 아니던가? 그래서 우리는 늘 상식에 감동받는 것이다. 상식이 우선인 사람들, 그들이 법을 만나면 이 영화의 제목이 된다.


날짜

2019. 5. 29. 17:32

최근 게시글

최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