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 하야꾸!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CGV 아트레온 
스캔들의 사연엔 사실 별 감흥이 없었다. 나이가 들수록 말도 안되는 것은 점점 줄어든다. 남여의 조합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경우의 수라면 더더욱. 
그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더이상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싶은 염려가 있었는데, 이미 만들어진 영화가 2편 남아있단다. 
감독 자신이 영화로 숨은 듯한 뉘앙스를 주지만 않는다면 그의 포트폴리오나 작품세계는 꾸준히 대중적인 가치를 얻었을텐데, 아쉽게 됐다. 
나조차도 영화가 영화로만 보이진 않으니 말이다. 어쨌든 상황을 배제하고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말하자면, 아주 흥미롭다. 
상대에 대해 알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 관계의 함정일 수도 있다는, 그래서 모르는 상태로 다시 시작하는 관계들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데 
이게 희안하게 설득력있는 거다. 홍상수 감독 영화 특유의 반복과 차이가 구성의 기술이 아닌 배우의 입을 통해 이루어지는 당돌함도 재밌었고. 
하지만 현실에서의 '아몰랑'은 매우 곤란하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CGV 인천 
오늘 죽어야할 운명이 세상에서 무언가 하나 사라진다면 하루를 더 살 수 있다,는 설정으로 무언가 사라진다. 
처음엔 전화가, 다음엔 영화가, 시계가, 그리고 마지막엔 고양이다. 왜 고양이일까? 왜 닭일까? 사실 무엇이 어떤 순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는 무언가 사라질 때마다 그것과 연관된 추억이 사라지는 것을 보여주며 부재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역설한다. 
내 인생에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따듯한 영화. 미야자키 아오이는 나이가 들어도, 굴곡진 인생을 살아도 여전히 신비롭구나.







[스플릿]   롯데시네마 부평 
"어서와. 볼링영화는 처음이지?" 하며 호기심을 잡아끄는 것이 괜한 호기는 아니더라. 볼링이란 소재 자체로도 신선한데 거기에 스포츠 도박을 
접목시킴으로써 박진감을 더했고, 전형적이긴 하지만 드라마까지 적절히 석어서 결과적으로 꽤나 재밌는 오락영화를 탄생시켰다. 
믿고 보는 유지태, 성실한 이정현도 괜찮았지만, 이다윗이란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말아톤>의 초원이가 볼링을 치면 꼭 그렇것 같은.







[위자 : 저주의 시작]   롯데시네마 부평역사 

몇년 전에도 같은 제목의 영화가 개봉한적 있다. 놀랍도록 안 무서우면서 여주인공은 이뻤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에 비하면 이번껀 환골탈태 수준이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오싹하면서 여주인공의 외모 따윈 신경도 안 쓴 것이, 진정 공포에만 집중한 역작이다.



날짜

2016. 11. 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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