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에 대해 더없이 또렷하게 보일 때
자기도 자기를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것 같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CGV 용산 IMAX 
그야말로 축제와 다름없었다. 출발하는 비행기 안에서 극적으로 예매한 순간부터 개봉을 기다리는 한주의 시간, 바야흐로 시작의 순간까지. 
감격스런 메인테마 음악과 함께 우주의 초청창처럼 인트로 자막이 올라갈 땐 이미 우주를 부유하는 느낌이었고, 
23분 같던 2시간 30분은 마취 중 각성상태인 것처럼 몸은 가만히 있되 감각은 전율과 쾌락으로 몸부림 치던 시간이었다. 
<에피소드6 - 제다이의 귀환> 이후로 32만에 귀환. 그리고 또 30년이 지난 시점의 <에피소드7>은 스타워즈의 로망을 완벽하게 다시 깨어나게 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롯데시네마 부평 
일드를 한창 보던 20대 때, 내 이상형이 마사미였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오랫만에 스크린에서 만난 마사미는 지금보다 행복했던 것 같은 
젊은 날을 추억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건 마사미 때문이 아니라 추억을 매개로 현재의 관계들을 엮어내는 고레에다 감독의 마술 때문이다. 
특별한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흐르는 내용에도 흠뻑 취하듯, 주변의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찬란한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따듯하고 행복한 영화다. 강추.










[히말라야]   메가박스 코엑스 
가을께 헐리웃의 <에베레스트>가 이미 장엄한 비주얼을 각인시킨 마당에 <히말라야>의 출사표는 산의 등정만큼이나 위험한 출발이 염려되었다. 
실제 영화는 약간 다른 지점으로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그게 바로 사람이어서 한숨 돌렸고, 그게 너무 신파여서 한숨 쉬었다. 어쨌든 꽤나 울고 나온 영화. 









[대호]   CGV 용산 
느리고 긴 호흡, 그러나 묵직하게 터져나오는 탄식 혹은 탄성이 있다. 수난의 역사 속에 불굴의 정신을 호랑이에 빙의시킨 영화적 상징에 탄성이,
민족성을 자부하고픈 마음이 털끝만큼도 없는 현실과의 괴리감에 탄식이 터져나온다. 저항도 순응도 아닌 탈주를 선택한 마지막 장면이 뇌리에 남는다.








날짜

2015. 12. 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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